• 2020. 10. 14.

    by. Lucilia caesar

    반응형

    언젠가 한 젊은 여성분께서 하루에 대여섯 개를 생율로 매일 드실 거라면서 밤 2킬로를 까달라고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껍질을 깨끗하게 깎은 공주밤
    껍질을 깐 공주밤

    궁금하여 여쭈니 신장(콩팥)에 좋다 하여 먹어보려 한다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 또한 신장이 약하여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두고 드신다기에 저장성을 염두하여 밤 까는 기계로 겉껍질만 벗겨드리겠다 말씀드리니 그렇게 해달라 하시더군요. 시간이 지난 지금 남편분께서는 좀 나아지셨는지 부디 그러하리라 마음속으로 바라봅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

    공주 밤 하니 또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가끔 속껍질(율피)이 피부미용에 좋다며 밤 껍질을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아무래도 밤을 기계로 탈피를 하다 보면 많은 양의 껍질이 모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껍질들을 바로 미용에 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탈피 과정에서 만들어진 껍질들은 모두 겉껍질과 속껍질이 섞여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율피로서 사용이 불가능하답니다. 한약에서 말하는 율피(밤껍질)은 속껍질만을 모아서 그늘에 건조한 것을 말하는데요. 그 율피를 곱게 갈아서 꿀과 잘 섞어 팩처럼 피부에 바르면 피부미용의 효과가 탁월하답니다. 율피를 만들 방법은 있지요. 다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무척 번거로운 작업이라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손님들께 알려드리지는 않는답니다. 어제는 손님께서 맡겨놓으신 밤 40킬로 정도를 탈피하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길래 율피를 얻어보기로 했답니다.

     

    율피 만들기 과정

    1. 먼저 탈피기에 밤을 넣고 탈피 시간을 눈과 감으로 조절하여 밤의 겉껍질만을 탈피합니다.

    2. 탈피 과정을 거쳐서 나온 밤에 남아있는 겉껍질을 칼을 이용하여 하나하나 직접 제거합니다.

    아직은 밤 탈피기의 기술력이 그리 높지 않아 정확하게 겉껍질만을 탈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수작업은 필수랍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못하는 것은 아니고 하지 않는 것이지요.

    3. 그런 다음 껍질을 응집하기 위해 기계에 설치한 기존에 포대 주머니를 새것으로 교체하면 속껍질만을 채취할 준비가 모두 끝납니다.

    4. 이제 손질한 밤을 탈피기에 넣고 돌려서 속껍질을 채취합니다. 끝입니다. 참 쉽죠.

     

    밤 약 8kg을 사용하여 속껍질 500g 정도나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을 또 그늘에 잘 말리면 그 양은 아주 미미하지요. 이렇게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기에 선뜻 알려드리지 못하는 것이랍니다. 요즘 한참 밤을 들고 오셔서 탈피를 해 가시는 분들이 많은 시즌인데요. 한참 밤이 많이 나오는 추석 전후로 가장 많답니다. 그러고 보니 생밤을 하루에 한알씩만 꾸준히 먹으면 건강에 매우 이롭다는 얘기가 있지요. 항상 건강하세요.

    반응형